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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내가 눈길을 주는 모든 것이 문장이 되어 날아오는 시기가 있다.
삼치처럼 누워있는 도로의 노란 중앙선이라든가
검정크레파스 위에 스크래치를 낸 것처럼 떠 있는 모텔 꼭대기 조명이라든가
20년은 된 책장에 비스듬하게 누워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세계문학전집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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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이 문장들이 튀어올랐다가 손끝에서 그대로 죽어버린다.
나는 생활에 묻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공백이 없는 일상을 나는 그저 웃는 걸로 대강 떼우는데
내가 얼마나 잘 웃지 않는 사람인지를 아는 사람이 이제 주변에 아무도 없고
나는 정말 웃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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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찾아온 첫 명절.
어둑한 작은 집 안에 할머니의 손때를 탄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그 중 할머니의 손때를 가장 많이 탄 할아버지가 역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울고 계셨다.
늙어서까지 꽃같던 할머니는 삶의 모든 명랑함을 가지고 집이 내려다 보이는 뒷산으로 가셨다.
우리는 소울드레서 같은 데에서나 볼 법한 소녀스러운 꽃다발을 놓아드리고 왔다.
새 구두에 뭍은 진흙을 닦아내는데 자꾸만 할머니의 갸웃한 고개와 투명한 눈동자가.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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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우편물을 가져오고 급여계산을 하고 중국에 택배를 보내고 집세를 내는 모든 분초들 사이에
손끝에서 휘발되는 문장들을 지켜본다.
버스나 택시가 양화대교를 건널 때도
가끔 갈매기가, 내가 보는 차창 옆을 수평으로 날고 있을 때도
겨울이라 눈이 오거나 비가 올 때도
나는 빈칸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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